2010/05/25 22:29 평화 in the World
그 곳도 역시 인간의 땅이었다
요즘 틈나는 대로 다큐멘터리를 보고 있는데요. 얼마 전 정말 괜찮은 다큐를 보게 되었습니다. 강경란, 박봉남, 안중섭 PD가 제작한 [인간의 땅]이라는 다큐입니다. 아프가니스탄, 방글라데시, 아르메니아, 미얀마, 네팔의 가지지 못하고, 차별받는 사람들의 이야기인데요. 그들의 일상은 말 그대로 분쟁과 가난, 차별과 억압으로 가득차 있었습니다. 사실 서울에서 생활하며 직장도 있고, 남자친구까지 있는 저로서는 상상도 하기 힘든 그런 모습들이었습니다.
다큐를 보는 내내 마음이 아프고 몰입이 되어 눈을 떼기가 힘들었습니다. 하지만, 기본적인 생활이 다른 저로서는 그들의 힘겨움을 100분의 1도 이해하지 못했을 것입니다.
아프가니스탄, "어제 살아남은 자들이 오늘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프간의 사람들은 전쟁이 일상입니다. 탈레반과의 전쟁, 언제 닥칠지 모르는 죽음의 두려움과의 전쟁, 가난과 굶주림과의 전쟁...
탈레반에 대항하는 경찰들은 특별한 이념이 달라서라기 보다 탈레반이 자신을 죽이려 했기 때문에 경찰이 된 사람이 더 많습니다. 의좋은 형제가 한 사람은 탈레반이 되고, 또 한사람은 경찰이 되어 서로에게 총을 겨눕니다. 경찰이 되어도 먹고 살기 힘든 것은 마찬가지 입니다. 언제 죽을지 모르는 자신의 현실 앞에 그저 하루하루 살아내는 것이 그들이 할 수 있는 일입니다.
탈레반 소탕을 위해 예고없이 하늘에서 떨어지는 폭격들.. 그 때문에 무고한 시민이 수없이 죽어나갑니다. 집안에 가장이었던 아들이, 남편이, 아버지가 그렇게 허망하게 목숨을 잃고 있습니다. 수많은 아프간의 시민들은 가족을 잃은 슬픔에, 가난에 눈물이 마를날이 없습니다. 러시아군이 있을 때도, 미군이 들어와도, 경찰이 늘어나도, 아프간의 시민들의 생활은 더 힘들어지기만 합니다.
메마른 땅, 아프가니스탄.
어제 살아남은 자들이 오늘도 살아남을 수 있을 것인가??
아프간에서는 아무도 그것을 약속할 수 없습니다.
방글라데시, "벨랄에게 가난이란 앞 못보는 딸이요, 사랑하는 아내이다"
방글라데시 치타공은 세계 선박의 50% 이상이 해체되는 세계 최대 규모의 선박해체 사업장입니다. 선박을 자르는 위험하고 고된 노동에 사용되는 도구는 고작 구식 연장, 쇠 밧줄 등 서너가지 뿐입니다. 이 곳으로 일하러 오는 사람들은 대개가 방글라데시에서도 가장 가난한 북부 사람들입니다. 10살 남짓한 어린아이때부터 들어와 10여년이 넘게 일을 하는 청년들도 많이 있습니다.
한순간 실수에 사람이 죽는 현장, 이곳이 바로 치타공입니다. 그래도 그들은 한끼 밥을 먹기 위해, 한달에 고작 6만원 정도의 돈을 벌기 위해 목숨을 내놓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선박해체 노동자인 벨랄은 얼마 전 결혼한 새신랑입니다. 치타공으로 떠나오기 전 그의 아내는 임신을 했습니다. 그는 딸아이가 태어나는 것도 보지 못하고 이곳에서 일하고 있습니다. 그러나 그에게는 가슴아픈 사연이 있습니다. 임신한 아내가 제대로 먹지 못해, 딸아이는 선천적으로 앞을 볼 수 없다는 것입니다.
6개월만에 고향으로 찾아간 벨랄은 사랑하는 딸을 안고 하염없이 울었습니다.
벨랄에게 가난이란 앞을 보지 못하는 딸이요, 사랑하는 자신의 아내입니다.
강경란, "슬픔은 애써서 배우지 않으면 안됩니다"
분쟁지역 전문 PD인 강경란님. 20년간 분쟁지역을 다니며 그곳의 아픔과 고통, 그리고 진실을 있는 그대로 우리에게 보여주고 있습니다. 이전에는 알지 못했던 세상, 고통속에 살아가는 사람들의 삶을 우리와 연결시켜 주는 다리 역할을 강경란 PD님이 해주고 있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강경란 PD는 말합니다.
"산다는 게 뭔지, 더불어 산다는 게 뭔지, 남의 고통에 같이 아파할 수 있다는 게 뭔지, 조금씩은 느끼는 것 같아요. 그런 느낌들을 갖게 해준 게 분쟁지역이었어요."
“한국에 돌아오면 촬영한 것을 편집해요. 화면을 천천히 돌리면 1초에 30장씩 사람의 눈동자가 어떻게 변하는지 다 보여요. 죽는 순간에 사람들이 얼마나 간절히 살고 싶어하는지 그 눈빛을 지울 수 없어요.
아, 사람이 살고 싶다는 게 이런 거구나.
아무리 노력해도 남의 슬픔을 자기 슬픔처럼 느끼는 건 힘듭니다.
우리가 보기엔 별거 아닐 수도 있는, 쉽게 넘어갈 수 있는 전쟁의 밑바탕에는 수많은 사람들의 고통, 슬픔이 있다는 거 기억해주세요.”
"평화와 공존을 이야기하자"
2010년 6월 8일, 평화와 공존을 꿈꾸며 전세계 분쟁지역을 누볐던 강경란 PD님께서 젊은이들과 함께 더 큰 평화를 꿈꾸기 위한 자리를 가진다고 합니다. 바로 평화재단에서 열리는 [청년 열린아카데미]인데요. 이곳에서 평화에 대한 좀 더 많은 이야기들과 고민, 상상을 해 보았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청년 열린아카데미 자세히 보기 : http://blog.daum.net/peaceacademy
강경란 PD님 뿐만 아니라 박경철 선생님, 노희경 작가님, 윤명철 교수님, 법륜 스님 등 6월 1일부터 매주 화요일 저녁 7시 30분에 다양한 강의가 진행됩니다.
답답한 세상, 답답한 현실,
좀 더 큰 꿈을 가지고 열정으로 삶을 살아가고 싶지만 그 꿈이라는 것이 쉽게 그려지지만은 않은 것 같습니다.
혼자보다는 함께가 낫다는 말이 있듯이,
함께 모여 흐릿하고 막연하기만 했던 꿈을 좀 더 선명하게 그려나가보는 것은 어떨까요.
청년 열린아카데미, 많은 분들이 함께 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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