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0/05/10 20:03 평화 in 한반도
알고보면 통일은 남는 장사!!
천안함 사태 이후로 남북관계가 점점 어려워지면서 통일에 대한 가능성이 줄어드는 게 아닌가 하는 우려감이 들고 있습니다. 저 혼자만 가지는 괜한 불안감일까요....??
통일을 생각하면 보통 우리들은 <통일비용>을 생각하지 않을 수 없을 것 같습니다.
요즘같이 어려운 때, 통일로 인해서 더욱 경제가 어려워진다면 누구도 선뜻 통일을 반가워하지는 않을 것이기 때문입니다. 저는 정말로 통일을 하면 남한 경제가 많이 어려워질까? 라는 생각이 들었고, 실제로 통일을 이룬 독일의 경우는 어땠을까하는 궁금증이 들었습니다.
그러다가 프레시안(www.pressian.com)에서 흥미로운 기사를 찾았는데요. 정세현 전 통일부 장관(김대중평화센터 부이사장, 북한대학원 석좌교수)님이 쓰신 [정세현의 정세토크_통일은 남는장사다] 입니다. 함께 보면 좋은 내용일 것 같아서 제 블로그에 요약해서 올려봅니다.
독일, 기민당의 정치적 욕심 때문에 통일 과정 왜곡돼
독일 시사주간지 <슈테른>이 지난 2000년 9월에 했던 설문조사를 보면 서독 주민의 16%, 동독 주민의 10%가 '통일되기 전이 더 좋았다'고 답을 했습니다. 그럼 나머지 70~80%는 통일에 대해 대체로 만족하거나 최소한 불만은 없다는 얘긴데, 그건 아마도 통일 때문에 안게 된 부담보다 편익이 더 컸기 때문일 겁니다.
그러면 독일의 통일비용은 얼마가 들었나...또 다른 독일 주간지가 보도한 걸 보면, 지난 20년 동안 1조3000억 유로, 우리 돈으로 약 2260조 원이 들어갔다는 연구 결과가 나왔다고 하더라고요. 그건 작년 독일 국내총생산(GDP)의 50% 정도에 해당하는 규모랍니다.
20년 동안 들어간 통일비용 총액이 그거라면, 20년 동안 연간 GDP의 2~3%, 많아야 3~4% 들어갔다는 건데, 사실 그리 많은 돈은 아닙니다. 통일을 하는데 그 정도도 안 쓰고 되겠습니까? 또 투자를 하면 그보다 많은 수익이 돌아오게 돼있습니다.
독일의 통일 비용은 처음부터 많을 수 밖에 없었다
그런데 독일에서의 통일비용은 원래 좀 많이 들어갈 수밖에 없도록 시작됐어요. 베를린 장벽 붕괴 후에 서독의 헬무트 콜 정부가 집권을 연장하기 위해서 총선용으로 동서독의 화폐통합을 서둘렀고, 동독 지역의 부동산에 대한 권리를 인정했거든요. 이 두 가지 정치적 조치가 결과적으로 통일비용을 키우는 원인이 됐어요.
베를린 장벽이 무너지고 11개월 만에 통독이 됐는데, 통일 주도세력인 서독이 총선 때문에 조급하게 일을 진행했어요. 콜 수상의 기민당은 화폐통합을 빨리 해서 동독 사람들에게 경제적인 이득을 안겨 주면, 즉 선물을 주면 표가 많이 나올 거라는 계산을 했습니다.
당시 서독과 동독 화폐의 교환가치는 명목상으로는 2:1 정도였지만, 실질 구매력은 4:1이었습니다. 서독의 1마르크짜리 물건을 사려면 동독의 4마르크가 있어야 했는데, 그걸 그냥 1:1로 통합해 버린 거예요.
어떻게 됐겠습니까? 초기에는 동독 사람들한테 굉장한 선물이었는데, 그러나 그것 때문에 동독 지역은 경쟁력을 잃게 됩니다. 동독 지역을 부흥시키려면 거기에다 공장도 짓고 고용을 늘려서 그 사람들이 자력으로 일어설 수 있도록 도와줘야 되는 겁니다. 그런데 화폐통합 때문에 인건비가 사실상 4배로 올라가니까 기업들이 공장을 세울 유인이 없어졌어요.
화폐통합 말고 다른 문제도 있었습니다. 콜 정부는 동독 출신으로 서독에 사는 사람들의 동독 내 부동산 권리를 인정해 줍니다. 그러다 보니 동독 지역의 땅값이 올라갔어요.
경쟁이 없는 사회주의 체제에서 살다 보니 노동의 질은 낮았고, 화폐통합 때문에 인건비는 올라갔고, 거기에 땅값까지 오르니까 아무도 동독 지역에 공장을 지으려고 하지 않는 거예요. 서독의 민자(民資)가 들어가길 꺼려하는데 해외투자라고 들어가겠습니까? 그러다 보니 고용이 창출되지 않았죠.
그래서 결국 동독 지역 경제 개발이 서독 정부의 투·융자 중심으로 된 겁니다. 정부의 재정, 즉 국민의 혈세가 엄청나게 들어갈 수밖에 없었습니다.
앞에서 말했지만 통일비용으로 20년간 매년 GDP의 최대 4%가 들어간 셈인데, 그게 그리 큰돈은 아니었지만, 그보다 더 적게 들어갈 수 있었는데 총선에서 이기려고 일을 급하게 하다 보니까 그런 과오를 범하게 됐습니다.
90년대, 한국의 왜곡된 통일비용 계산
그렇다면 한국의 통일 비용은 얼마가 들어갈까요?
1990년대 중반에 우리 사회에서는 독일의 통일을 부러워하면서 통일 비용을 계산하던 것이 유행일때가 있었습니다. 그런데 그 계산법은 세가지 면에서 잘못된 계산법이었습니다.
우선 첫째로, 그 계산들은 대부분 북한의 붕괴를 전제로 한 것들이었습니다. 북한이 곧 무너질 거라는 신념은 90년대 중반에 보편화되어 있었습니다. 북한이 붕괴할 거라고 가정하고, 또 서독 정부가 투자했던 수준에 맞춰서 통일비용을 계산하니까, 결과적으로 통일에 굉장히 많은 돈이 드는 걸로 나왔어요.
또 하나 중요한 착오는, 통일비용을 계산하는데 늘 투자비용만 계산했지 분단 시대에 불가피하게 지불해야 했던 분단비용을 빼지 않았어요. 통일이 되면 분단비용은 통일비용으로 전환되기 때문에, 통일비용을 계산하려면 투자비용에서 분단비용을 빼야 순투자비용이 나오는 겁니다. 그런데 그걸 빠뜨리는 경우가 대부분이었어요.
또 하나의 오류는...통일이 되면 초기 투자는 들어갈지 모르지만, 민자가 됐건 정부 투ㆍ융자가 됐건 자본이 들어가면 '회임 기간'을 거쳐서 소위 코스트(비용)보다 몇 배 큰 베네핏(편익)이 돌아오는 건데, 들어가는 돈만 계산했지 편익은 안 따졌어요.
그렇게 계산된 통일비용은 한국의 연간 GDP 총액의 14~15%가 들어갈 거고, 한국의 경제력으론 감당 못하기 때문에 일본이 좀 도와줘야 한다는 얘기까지 나왔습니다. GDP의 14~15%라면 국가 예산의 절반 정도인데...그런 내용이 검증이나 여과 없이 보도되면서 많은 국민들은 통일 공포증 같은 걸 갖게 됩니다.
90년대 중반 통일비용론은 그런 식으로 분단 이데올로기로 굉장히 큰 역할을 했습니다. 잘못된 거였죠. 요즘 10대 학생들이 통일되면 북한에서 온 거지들을 먹여 살려야 한다는 말을 한다는데, 그런 인식도 바로 거기서부터 나온 겁니다.
실제 통일비용 계산해보니 통일은 남는 장사
90년대 후반이 되면서 그에 대한 반성이 나왔습니다. 김대중 대통령은 취임사에서 흡수통일을 추구하지 않겠다고 못 박았고, 그 후로 통일은 북한의 붕괴가 아닌 점진적 교류협력을 통해 남북 경제공동체를 형성해나가는 식으로 추진해야 한다는 개념이 적용되면서 통일비용을 제대로 계산한 연구들이 하나 둘씩 나오게 됩니다.
대표적으로 중앙대 경영학과에 재직했던 신창민 교수가 2~3년 전에 국회 예산결산특별위원회의 용역을 받아서 통일비용 연구를 한 게 있습니다. 자세한 내용은 예결특위 홈페이지 자료실에 있으니까 '신창민'으로 검색해서 보면 됩니다.
남북의 경제 격차를 해소해야 통일로 갈 수 있다는 전제가 있었던 건데, 거기에 필요한 돈을 통일비용이라고 부른다면, 대체로 매년 우리 전체 GDP의 약 6.0~6.9%를 투자비용으로 넣어야 한다는 결과가 나왔습니다. 그런데 현재 지불하는 분단비용이 GDP의 4.35~4.65% 전후라는 계산이 나왔기 때문에 계산해보면 결국 순투자비용 즉, 순통일비용은 GDP의 1.35~2.55% 정도가 됩니다.
그러면 통일의 편익은 어떻게 되는가? 신창민 교수는 우선 통일을 하면 GDP가 연간 11.25% 고도성장을 계속할 수 있다고 전망했어요. 그 통일편익(11.25%)에서 위에서 계산한 순통일비용(1.35~2.55%)을 빼면 매년 GDP의 8.7~9.9% 순성장이 가능합니다.
통일편익(11.25%)에서 통일투자비용(6.0~6.9%)을 빼는 방식으로 계산하더라도 매년 GDP의 4.35~5.25%가 순성장하게 되니까 낮지 않은 수준입니다. 속된말로 통일은 남는 장사입니다. 우리도 독일처럼 될 수 있을 겁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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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A) 통일비용 : 연간 GDP의 6.0~6.9% |
그리고 여기서 계산한 통일비용은 흡수통일 상황을 가정한 게 아니라 남북이 경제 교류협력을 하고 남북 경제공동체를 만들어 가는 과정에서 남측이 기여하고 역할을 해야 한다는 입장에서 나왔다는 것을 분명히 해둡니다.
남북통일이 주는 돈 이상의 이익
남북 경제공동체에서 새로운 경쟁력을 가진 수출품이 나오는 건 시간문제가 될 겁니다. 7000만이 넘는 국내시장을 가지고 남쪽은 하이테크, 북쪽은 노동집약적 산업을 발전시키면 최근의 중국처럼 고속성장도 가능합니다. 요새 청년실업 때문에 고민인데 남이나 북이나 일자리가 늘어나는 건 당연한 결과고요.
남한에서 나오는 것 중에 국제경쟁력을 가진 1등 상품이 현재 10여개 정도라고 하는데, 7000만 시장 규모를 가지게 되고 우리 민족의 지적 수준과 근면을 고려하면 20~30개 정도의 1등 상품이 나올 겁니다. 그러면 우리 경제는 세계 10위권 이내로 쑥 들어가게 될 겁니다. 그래서 신창민 교수는 통일이 빠를수록 좋다고 했어요
그리고 통일이 한반도에 가져다 주는 이익은 경제적인 것에만 국한되어 있지 않습니다. 독일의 경우 이런저런 후유증들을 극복하고 통일을 한 후 통일 이전보다 국력이 훨씬 커지고 위상도 올라갔습니다. 세계 3위 경제대국이 됐고 국제정치적 위상도 유엔 안전보장이사회 상임이사국의 반열에 오를 정도입니다. 통일이 그런 결과를 가져왔어요.
한반도 또한 통일 이후 국제사회에서 가지는 영향력이 지금 보다 훨씬 커질 것입니다. 그러면 [미, 일, 중, 러] 같은 강대국들이 언제나 긴장을 늦추지 않고 팽팽히 맞서있는 동북아에서 평화를 이끌어가는 리더가 될 수도 있겠죠.
좀 더 똑똑한 눈으로 바라보자.
요즘 같이 동북아 주변국들의 움직임도 빠르고 남한 내부의 반북 감정도 커져갈 때 일수록 똑똑해져야 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무조건 감정적으로 대응하거나 이전에 가지고 있던 편견으로 대할 때, 실제 국익과는 멀어지는 쪽으로 행동할 수도 있겠다는 생각이 들더군요.
좀 더 냉정하게, 이성적으로 동북아 각국의 움직임과 한반도를 바라보고, 그에 맞는 견해를 가지는 것이 우리들 한사람 한사람에게도 좀 더 필요하지 않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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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년간 GDP의 20%가 통일비용이었다는게 신기하네요. 근데 숫자 넘 어려워잉!