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12/29 08:00 평화 in 한반도
북한도 아이리스 열풍? 북한 사회의 현 주소를 짚다.
북한의 현재 모습에 대해서는 잘 모르면서, 혹시나 편견들을 가지고 바라보지는 않을까요? 혹은, 주변에서 들은 이야기들을 마치 진실인양 믿고 있는 우를 범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요?
아니면, 마치 이름 모를 먼 나라처럼 우리의 관심 속에서 벗어나 있는 곳일까요?
오늘 (12월 28일) 평화재단에서는 서강대학교 정치외교학과 김영수 교수님을 모시고, [북한이야기]를 들어보았습니다. 2009년의 북한사회를 정리하고, 2010년의 북한사회를 예측해보는 시간이었구요. 1시간 정도의 짧은 강의였지만, 조금이나마 북한 사회를 이해할 수 있는 매우 흥미로운 강의였습니다.
그리고 오늘 강의의 사회는 각종 영화와 드라마에서 열연을 펼치고 계시는 김여진씨께서 맡으셨는데요. 오늘 수업의 반장까지 맡고 계시네요. 오늘 강의내용 함께 나누고 싶어서 블로그에 올립니다.
2009, What happened?
2009년은 강성대국 건설(2012)을 목표로 북한 당국 중심의 위로부터의 변화를 시도한 해 입니다. 크게 세가지로 이야기 할 수 있네요.
첫째는 전투와 속도입니다. 실제 전투가 아니라, 전투하듯 빠른 속도로 강성대국 건설을 위해 움직인 한해라고 볼 수 있습니다. 초강도 강행군이라고 말할 정도로 150전투, 100일 전투 등 국가동원계획을 강도 높게 실행했습니다. 김정일 국방 위원장이 올 한해만 200여개의 경제단위를 방문해 현지 지도를 했다고 합니다. 작년에 90여개를 현지 지도를 한 것을 생각하면, 2배가 넘는 속도임을 알 수 있습니다.
두 번째는 통제와 단속입니다. 이렇게 국가동원계획이 강하게 나간 만큼, 북한 주민에 대한 통제와 단속도 심해졌습니다. 주민들의 변화나 저항의 가능성을 완전히 막았습니다.
세번째는 달리기와 고이기 입니다. 왠 달리기? 라고 생각하실텐데요. 강도 높은 국가동원 계획과 통제에 둘러싸인 주민들로써 살아남는 방법은 달리기 입니다. 즉, 싼 물건을 어떻게든 발견해서 비싼 지역으로 달려가서 팔아서 이윤을 남긴다는 것이죠. 생산이 되지 않기 때문에, 어디에서 무엇이 얼마다라는 것만 알면 그게 가장 필요한 곳으로 가서 파는 방식이죠. 가령 육지에서 생산되는 것을 해안가 가서 팔고, 해안가에서 생산되는 것을 육지에서 팔고 이렇게 하는 것입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여행증과 통행증이 있어야 하는데 없으니까 초소마다 고이게 됩니다. 고인다는 것은 뒷돈을 준다라고 생각하시면 될 것 같습니다. 실제로 초소마다 3만원에서 5만원씩 고였다고 합니다. 달리기와 고이기는 북한 주민에게 뗄레야 뗄 수 없는 생존 수단이며 윤활유입니다. 이것을 북한이 부정부패했다고 생각하시면 안됩니다. 우리 시각에선 부정이지만, 그쪽에서는 그렇게 하지 않으면 되지 않기 때문이죠. 실제로 북한에서는 100달러짜리 10개정도면 왠만한 대학 티오가 생기고 피아노를 고이면 종합대학 티오가 생긴다고 합니다.
북한사회, 무엇이 변하고 있을까.
그렇다면 북한사회는 무엇이 변하고 있을까요? 우선, 시장의존도가 높아졌습니다. 반면 공과 사의 구분은 줄어들었다고 합니다. 정보유통속도 또한 높아졌고 그 가운데 체제작동원리 토대와 성분중심가치가 흔들렸습니다. 성분중심가치에 대한 한가지 이야기가 있었습니다.
한번에 1m 45cm를 뛸 수 있는 유능한 배구 감독이 당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배구관련 회의에 참석할 수 없었다고 합니다. 경기 중 작전지시를 할 때는 같이 있을 수 있지만, 1년에 몇 번 경기 참가를 할 것인가 등을 정하는 회의에는 들어갈 수 없었다고 합니다. 어느 날 감독보고 휴가를 갔다 오라고 해서 이상해서 알아보았더니 마침 그날이 김정일 위원장이 오늘 날이었다고 합니다. 당원이 아니기 때문에 김정일 위원장이 참석하는 자리에는 올 수가 없었던 것이죠.
이런 성분중심가치가 굉장히 강한 북한 사회에서 조금씩 이 가치가 흔들리고 있다고 합니다.
[북한에서도 아이리스 열풍?]
또한 주민의식도 변화하고 있고, 남조선에 대한 관심도 높아지고 있습니다. 벌써 아이리스가 들어가고 있다고 하네요. 그리고 타 지역을 제외한 평양만에서는 컴퓨터가 들어가있고, 숙제를 프린트 아웃해서 제출한다고 합니다. 프린터도 휴렛팩커드라고 하네요. 다만 잉크가 부족한 상황이라고 합니다.
여성들이 장사를 시작한 후 가정 경제를 책임지게 되면서 여성의 지위도 상승되고 있습니다. 원래 북한 여성의 지위는 상상할 수 없을 정도로 낮다고 합니다. 남성들이 길가다가 아무 여성에게나 욕을 해도 되는 정도라네요. 그런 여성들의 지위가 경제권을 쥐면서 높아지고 있다니, 역시 경제권이 중요하긴 중요한가 봅니다.
[신병탈영의 이유는 다름아닌 굶주림]
신병탈영 또한 증가하고 있습니다. 군사분계선에서 1km, 1.5km 떨어진 초소에서 ‘식량 안주면 어떻게 하나, 배가 고파 죽겠다”라는 이야기가 들린다고 합니다. 최전방에 있는 군사들에게도 돌아갈 식량이 부족하든 이야기 인데요. 굶주림을 이기지 못해 탈영하는 신병들이 갈수록 늘어나고 있다고 합니다.
또한 남한과 마찬가지로 증가하는 빈부격차. 지역격차는 더 심각하구요. 주민들 사이의 계층화가 심화되고 있다고 합니다. 주민을 배급의존 계층, 시장의존 계층, 무대책 계층, 이렇게 세 부류로 나눌 수 있다고 합니다.
2009년 북한은 [울렁울렁]했던 한 해
교수님께서 올해의 북한을 4자로 [울렁울렁]이라고 표현하셨습니다. 주민의 입장에서 표현한 단어인데요. 화폐개혁 때문에 울렁울렁, 갑갑하고 답답해서 울렁울렁, 화가나서 울렁울렁이라고 하셨습니다. 그렇다면 2010년의 북한은 울렁울렁함에서 좀 벗어날 수 있을까요?
출렁출렁 2010
내년은 한일합방 100주년에, 분단 60주년, 또 6.15공동선언 10주년, 서울에서의 G20 회의 개최 등 많은 행사가 있는 해입니다. 그 만큼 남북을 둘러싸고 많은 변화를 예상 할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의 위로부터의 변화가능성과 아래로부터의 변화 가능성을 예측해 볼 수 있구요. 김정일 체제의 권위 이양이 될 것인가, 폐쇄 체제가 유지될 것인가. 북한주민들의 반응. 특히 화폐 개혁의 후유증을 예상할 수 있습니다.
교수님께서는 화폐개혁의 후유증이 곧바로 나타나지 않은 것은 두 가지라고 설명하셨습니다. 화폐개혁 당일날 평양 전화가 내내 불통이 되어, 개혁사실이 지방으로 퍼지는데 시간이 걸렸다는 점. 그리고 인빈반장이 돈을 나누어 주는 바람에 은행에 사람들이 줄을 서지 않았다는 점입니다. 은행앞에 줄을 서지 않았다는 것은 군중이 모이지 못했다는 것이구요. 그만큼 우발적인 폭동의 가능성이 매우 낮아진 것입니다.
올해 화폐개혁의 후유증이 바로 나오지 않은 만큼 2010년에 예상해 볼 수 있을 것 같습니다.
[북한당국의 최초 민심살피기]
이런 상황들이 예측이 되면서 한가지 재미있는 사실이 발견이 되었는데요. 북한당국이 사상 처음으로 민심을 살피기 시작했다는 것입니다.
이번 화폐개혁 후, 민심을 살펴가며 배려금도 주고, 물가도 조정하고 있는 것을 통해 알 수 있는데요. 북한에서는 새로운 현상이라고 합니다. 그만큼 공권력과 공적 시스템의 이상 징후를 알 수 있습니다.
[문맹률은 갈수록 높아져]
혹시 남한과 북한의 문맹률을 알고 계시나요? 남한은 0.2~0.3%입니다. 북한은 어떨까요? 일제시대에는 문맹률이 90%였습니다. 지금 북한은 그것보다 더 높다고 합니다. 한 새터민이 교수님께 이런 말을 했다고 합니다. “교수님, 북한은 글로 보내면 안되요. 북한 아이들은 글을 못 읽어요. 학교를 안 가구요. 학교 안가도 학년은 올라가요. 말은 기차게 잘하는데 글은 못 읽어요. 북한 학생들은 구구단을 아예 몰라요. 앞으로 북한아이들은 말로 설득을 해야지 글로 보내면 안되요. 평양은 몰라도 지방의 아이들은 글을 읽을 줄 모르는 아이가 많아요.”
이 이야기 만으로도 북한의 문맹률이 얼마나 심각한지 짐작할 수 있었습니다.
그 외에도 각종 불법행위와 범죄가 늘어날 것으로 전망이 됐구요. 북미관계와 남북관계가 불안정 속에 말 그대로 [출렁출렁]거릴 것이다라고 말씀하셨습니다.
한 사회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속에 살고 있는 사람을 이해하는 것이다.
오늘 많은 이야기를 들으면서, 잘 이해가 되는 부분도 있었고 더 공부해 봐야 겠다고 생각되는 부분도 있었습니다. 한 사회를 이해한다는 것은 그 속에 얽혀있는 수많은 요소를 이해하는 것과 같기 때문에 그만큼 많은 지식과 정보, 통찰력이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러나 더 중요한 것은 그 사회 속에서 사람들이 어떻게 살고 있는가를 볼 줄 아는 눈과 마음이라는 생각이 듭니다.
사람을 보는 것이 그 사회를 이해하는 가장 빠르고 정확한 길이라는 믿음과 함께,, 오늘의 강의를 통해서 더 많은 분들이 북한민중들의 삶과 고통에 관심을 가졌으면 하고 바래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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북한의 문맹률이 그렇게 높았나요? 전혀몰랐어요! 북한의 올해는 울렁울렁이군요.. 내년에는' 안정안정'이면 좋겠어요
저도 북한의 문맹률에 정말 놀랐어요~!! 지금까지 식량난만 알고 있었는데 말이죠;; 강의 들으면서 함께 해결해야하는 과제가 많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잘 봤습니다~ 강의 정리해주셔서 고맙습니다 ^^ 저도 문맹률에 놀라움...앞으로 많이 알려나가야겠다 싶네요.
녜~~ 콩이님이 제 블로그를 자주 방문해 주셔서 기뻐요 ㅎㅎㅎ 앞으로 통일이 되었을 때 북한사람들에게 한글을 가르칠 수 있는 선생님들이 많이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드네요